미백

미백하면 치아가
상하지 않나요?

배한얼 원장
배한얼 원장
노원디자인치과
2026.08.28 · 읽는 시간 10분
치아미백의 안전성 — 법랑질에 대한 근거와 지켜야 할 조건

미백 상담에서 빠지지 않는 걱정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마음과, 치아가 상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 검색을 해 보면 법랑질이 녹는다는 이야기와 아무 문제 없다는 이야기가 나란히 나와 더 혼란스럽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문헌이 가리키는 것은 약제 자체가 아니라 조건입니다. 허가된 농도를, 정해진 방법으로, 건강한 치아에 쓴 미백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법랑질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그 근거와 함께, 어떤 조건이 무너질 때 문제가 생기는지까지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미백은 치아를 깎거나 녹이는 과정이 아닙니다

먼저 미백이 무엇을 하는 시술인지부터 정확히 해 두겠습니다. 치아가 어두워 보이는 것은 법랑질과 그 아래 상아질에 색소 분자가 쌓이거나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백제의 주성분인 과산화수소(카바마이드 퍼옥사이드도 입안에서 과산화수소로 분해됩니다)는 법랑질의 미세한 틈으로 스며들어, 이 색소 분자의 화학 결합을 끊어 잘게 나눕니다. 색소의 구조가 바뀌면 빛을 흡수하던 성질이 달라져, 치아가 밝아 보이게 됩니다.

즉 미백은 표면을 물리적으로 갈아내는 일도, 산으로 부식시키는 일도 아닙니다. 라미네이트처럼 치아를 다듬는 과정도 없습니다. 색소라는 표적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반응이고, 원리상 치아의 형태는 그대로 둔 채 색만 다루는 시술입니다. 다만 원리가 그렇다고 해서 모든 미백이 자동으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라서 — 아래에서 문헌이 실제로 확인한 것들을 보겠습니다.

법랑질은 어떻게 되나요 — 문헌이 확인한 것

치아미백의 안전성을 종합한 대표적인 문헌은 영국치과저널(BDJ)에 실린 리뷰입니다. 20년 넘게 쌓인 연구를 정리한 이 리뷰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적절하게 사용된 과산화물 미백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시린 증상과 잇몸 자극으로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라는 것입니다.

법랑질에 대한 대목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 미백 과정에서 미네랄이 일부 빠져나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입안에는 침을 통한 재광화, 즉 미네랄을 되돌리는 회복 작용이 상시 작동하고 있어, 이 정도의 변화는 의미 있는 위험이 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전자현미경과 표면 경도 연구 대부분에서 미백한 법랑질은 변화가 없거나 미미했고, 10% 카바마이드 퍼옥사이드를 6개월간 매일 사용한 임상 연구에서도 법랑질 표면에 나쁜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비교도 있습니다. 오렌지·레몬·사과 주스 같은 산성 음료가 법랑질에 일으키는 탈회와 표면 변화가, 미백에서 보고된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컸다는 연구들입니다. 매일 마시는 주스보다 덜한 수준의 변화를 두고 미백만 특별히 위험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도 치아미백에 대해 치아 표면 조직에는 해가 없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균형 있게

다만 이렇게 적어 두는 것이 정직하겠습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미백이 법랑질 표면 거칠기를 바꿀 수 있다는 보고를 함께 언급합니다. 실험실 연구에서 표면 변화가 관찰된 사례도 있는데, 그 상당수는 산성 전처리제나 pH가 낮은 제품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 확대해서 봐야 보이는 수준의 변화가 보고된 적은 있지만, 치과의 관리 아래 이루어진 미백에서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법랑질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손상 사례 보고는 뒤에서 다룰 '조건이 무너진 경우'에 몰려 있습니다.

그럼 왜 시리죠? — 가장 흔한 부작용의 실체

미백이 안전하다는 문헌들도 부작용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시린 증상입니다. 연구에 따라 미백을 받은 분의 절반에서 3분의 2까지 보고될 만큼 흔합니다. 다만 성격이 중요합니다 — 미백의 시림은 법랑질이 깎여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과산화수소가 상아질까지 스며드는 과정에서 신경이 일시적으로 예민해지는 가역적인 반응입니다. 대부분 미백 초기에 나타나 며칠 안에 가라앉고, 치아에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잇몸 자극도 흔한 편입니다. 자가미백에서 5~50%까지 보고되는데 대부분 트레이가 잘 맞지 않거나 미백제가 잇몸에 닿아 생기고, 역시 일시적입니다. 농도가 높은 전문가 미백제가 잇몸에 직접 닿으면 잠깐 하얗게 변하는 화학적 자극이 생길 수 있어, 치과에서는 잇몸 보호벽을 만든 뒤에 약제를 올립니다. 농도가 올라갈수록 약보다 보호가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2018년 코크란 문헌고찰도 같은 그림을 보여줍니다. 71개 무작위 연구, 3,780명을 종합했을 때 가장 흔한 부작용은 시린 증상과 입안 자극이었고, 농도가 높을수록 더 흔했지만 대개 경미하고 일시적이었습니다. 시린 증상의 경과와 줄이는 방법은 미백 후 시린 이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신경까지 들어가지는 않나요?

과산화수소가 법랑질과 상아질을 지나 치아 신경(치수)까지 일부 도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질문은 정당합니다. 다만 문헌이 확인한 것은 양의 문제입니다. 과산화수소 12% 이하의 젤을 최대 7시간 붙여 둔 연구 조건에서도 치수에 도달한 양은 30마이크로그램 미만이었는데, 치수의 효소 기능을 억제하려면 그 천 배가 넘는 양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침에는 과산화수소를 빠르게 분해하는 효소도 있어 입안에 남은 약제는 곧 분해되고, 구강 점막에 대한 발암성도 2022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안심에는 전제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위 연구들은 법랑질이 온전한 건강한 치아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충치가 있거나, 상아질이 드러나 있거나, 수복물이 들떠 있는 치아라면 약제가 훨씬 쉽게 깊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문헌은 이런 치아에는 미백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또 신경이 이미 죽어 변색된 치아나 뿌리 끝에 염증이 있는 치아는 미백 중에 통증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어, 미백 전에 엑스레이를 포함한 검진이 권장됩니다. 미백의 안전이 약제가 아니라 진단에서 시작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약이 아니라, 조건이 무너질 때 생깁니다

여기까지의 근거를 뒤집어 읽으면, 미백에서 실제로 문제가 보고된 지점이 어디인지가 보입니다.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1. 과도한 반복 — 남용입니다. 미백제를 하루에 여러 번 갈아 끼우면 시린 증상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고, 더 하얗게를 좇아 용법 밖으로 반복하는 사용이 문제 사례의 단골입니다. 정해진 시간과 주기는 효과가 아니라 안전의 조건입니다.
  2. 산성·무허가 제품입니다. 법랑질 표면 변화 보고의 상당수는 pH가 낮은 제품과 연관되어 있었고, 해외에서는 규제를 피해 과산화수소 대신 pH 2~3의 산성 약제를 쓴 시술에서 법랑질 광택이 되돌아오지 않을 정도로 손상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손상 사례는 관리되지 않은 제품 쪽에 몰려 있습니다.
  3. 치과 밖 시술입니다. 국내에서는 뷰티숍 등에서 이루어진 미백 시술이 무면허 의료행위로 지적되어 왔고, 미국치과의사협회도 입안에 미백제를 적용하는 일 자체를 치과 진료행위로 규정합니다. 자격의 문제이기 이전에 — 잇몸 보호, 농도 관리, 문제가 생겼을 때의 대응이 모두 빠져 있는 환경이라는 뜻입니다.
  4. 진단 없는 미백입니다. 충치·균열·들뜬 수복물 위에 바르면 자극과 통증이 커지고, 레진·크라운·라미네이트는 미백제로 색이 변하지 않아 미백 후 주변 치아와 색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항생제 착색이나 푸른빛·회색빛 변색처럼 미백 반응이 제한적인 착색도 있어, 미백이 될 치아인지부터 가려내야 합니다.
핵심

네 가지의 공통점은 약제가 아니라 관리의 부재입니다. 같은 과산화수소라도 농도·시간·치아 상태·보호라는 조건 안에서 쓰이면 문헌상 안전했고, 그 조건 밖에서 문제가 보고되었습니다. 미백이 위험한가라는 질문은, 어디서 어떻게 하는 미백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꿔 물어야 정확해집니다.

농도는 세기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미백제의 안전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농도입니다. 규제와 문헌이 나누는 구간을 보면 이렇습니다.

읽는 법
아래는 국내외 규제와 문헌상의 농도 구분이지, 특정 제품·시술의 권장 농도표가 아닙니다. 실제 농도 선택은 치아 상태와 시림 이력에 따라 진료에서 정합니다.
셀프 제품
(의약외품)
국내에서는 과산화수소 3% 이하만 의약외품으로 허가되어 약국·온라인에서 살 수 있습니다. 이 선을 넘는 약제는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치과의 영역이 됩니다.
치과 처방
자가미백
치과가 처방하고 경과를 관리하는 트레이 방식은 보통 카바마이드 퍼옥사이드 10~22%(과산화수소로 환산하면 약 3.5~7%)를 씁니다. 농도는 낮추고 접촉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전문가 미백
(치과 내)
국제 문헌 기준으로 15~40% 수준의 고농도를 잇몸 보호 아래 짧은 시간 적용합니다. 농도가 높아지는 만큼 보호와 관리가 함께 올라가는 구간입니다.
해외 규제
(참고)
유럽연합은 0.1%를 넘는 미백제를 치과의사를 통해서만 쓸 수 있게 하고, 첫 시술은 치과에서 하도록 정했습니다. 18세 미만에게는 쓰지 않도록 제한하고, 6%를 넘는 제품은 화장품으로는 금지됩니다.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농도가 높다고 더 하얘지는 것이 아닙니다. 전문가 미백의 저·중농도와 고농도를 비교한 2020년 메타분석에서 최종 색 변화는 차이가 없었고, 시린 증상의 위험과 강도만 고농도에서 높았습니다. 과산화수소 18%·25%·40%를 직접 비교한 2025년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도 6개월 뒤 미백 효과는 세 농도가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농도는 세게 갈수록 좋은 값이 아니라, 치아에 맞게 고르는 값입니다. 시림 이력이 있는 분은 낮춰서 천천히, 착색이 깊은 분은 방식을 바꿔서 — 숫자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조건을 맞추는 쪽이 결과도 부작용도 낫다는 것이 지금까지 근거의 방향입니다.

우리 치과가 미백에서 지키는 과정

이 근거들 위에서, 저희가 미백을 진행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1. 먼저 가려냅니다 — 미백으로 해결되지 않는 착색(수복물, 신경이 죽은 치아, 항생제 착색, 푸른빛·회색빛 변색)과 먼저 치료해야 할 문제(충치, 잇몸 염증, 균열)를 확인합니다. 미백이 안 될 치아에 미백을 권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원칙입니다.
  2. 농도를 맞춥니다 — 고농도가 더 하얗게 만들지 않는다는 근거 위에서, 치아 상태와 시림 이력에 맞는 농도와 방식을 고릅니다.
  3. 보호하고 진행합니다 — 잇몸 보호벽을 만들고, 정해진 시간 안에서만 약제를 둡니다. 시린 증상이 있으면 질산칼륨·불소처럼 완화에 도움이 되는 관리를 병행합니다.
  4. 재광화로 마무리합니다 — 미백 후 불소·칼슘 성분의 재광화 젤을 도포합니다. 실험실 연구 기준으로 미백 직후 표면의 미네랄 회복을 돕는 것으로 보고된 과정입니다.

덧붙여 저희는 전문가 미백이 기본이고, 자가미백은 원하시는 분께만 더합니다. 셀프 제품을 쓰고 계신 분께도 끊으시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 다만 시작 전에 치아 상태를 한 번 확인하는 것, 그것만 권해 드립니다. 그 확인이 이 글 전체의 결론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미백은 치아를 깎거나 녹이는 시술이 아니라 색소를 분해하는 화학 반응이고, 허가된 농도와 용법 안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법랑질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인 시림과 잇몸 자극은 대부분 일시적입니다.

문제가 보고된 곳은 약제가 아니라 조건이 무너진 자리였습니다 — 남용, 산성 무허가 제품, 치과 밖 시술, 진단 없는 미백. 치아가 상할까 걱정되어 미백을 미루고 계셨다면, 걱정할 일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근거 자료

이 글은 다음의 공신력 있는 기관·학회·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Li Y, Greenwall L 「Safety issues of tooth whitening using peroxide-based materials」 (British Dental Journal, 2013;215(1):29-34) — 20여 년의 데이터를 종합해, 적절하게 사용된 과산화물 미백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인 시린 증상·잇몸 자극이라고 결론. 미네랄 소실은 구강 내 재광화로 회복되는 수준이고, 표면 변화 보고의 상당수는 산성 전처리·낮은 pH 제품과 연관. 치수 도달량은 12% 이하·최대 7시간 조건에서 30마이크로그램 미만으로 효소 억제 추정 필요량(5만 마이크로그램)에 크게 못 미침. 충치·상아질 노출·불량 수복물이 있는 치아에는 미백을 피하도록 명시하고, 부적절한 사용·남용·부적절한 제품, 그리고 치과 밖(스파·크루즈 등) 시술과 pH 2~3 산성 약제의 법랑질 손상 사례를 경고.
  2. Eachempati P 외 「Home-based chemically-induced whitening (bleaching) of teeth in adult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18;CD006202) — 무작위 연구 71편·3,780명 종합. 홈미백은 위약 대비 효과가 있으나 근거 확실성은 낮음~매우 낮음. 가장 흔한 부작용은 시린 증상과 입안 자극으로, 농도가 높을수록 흔했지만 대개 경미하고 일시적.
  3. Maran BM 외 「In-office bleaching with low/medium vs. high concentrate hydrogen peroxid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Dentistry, 2020;103:103499) — 전문가 미백에서 저·중농도와 고농도(35~40%)의 최종 색 변화는 차이가 없었고, 시린 증상의 위험과 강도는 고농도에서 높았음.
  4. Altınışık H 외 「Clinical evaluation of in-office bleaching with low, medium, and high concentrate hydrogen peroxide: a 6-month double-blinded randomized controlled trial」 (Clinical Oral Investigations, 2025;29:260) — 과산화수소 18%·25%·40%를 비교한 무작위 임상시험. 6개월 시점의 색 변화·유지·시린 증상 강도·삶의 질이 세 농도에서 유사.
  5. 미국치과의사협회(ADA) 「Whitening」 (Oral Health Topics) — 시린 증상은 사용자의 최대 3분의 2에서 초기 며칠에 나타나 대개 나흘째 무렵 해소된다고 정리. 미백 전 임상검사와 필요 시 방사선 검사를 권고하고, 수복물은 미백제로 색이 변하지 않음을 명시. 2008년 정책으로 구강 내 미백제 적용을 치과 진료행위로 규정. 2022년 체계적 문헌고찰을 인용해 과산화수소 미백제의 구강 점막 발암성 근거가 없다고 안내.
  6. 유럽연합 이사회 지침 2011/84/EU·SCCP/SCCS 의견 — 과산화수소 0.1% 초과~6% 이하 미백제는 치과의사에게만 판매하고 첫 시술은 치과에서 하도록 규정. 18세 미만 사용을 제한하고, 6% 초과 제품은 화장품으로 금지.
  7. 식품의약품안전처 — 치아미백제 분류 기준: 과산화수소 3% 이하는 의약외품, 초과는 의약품. 안전사용 안내에서 표시된 용법·용량 준수와 함께, 충치·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치아미백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안내.
  8.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치아 미백」 — 과산화수소의 산화 작용으로 착색 구조를 변화시키는 원리를 설명하며, 치아 표면 조직에는 해가 없다고 안내. 미백 후 과민 반응은 약 67%에서 나타나나 대부분 48시간 내 사라지는 가역적 상태로 정리.
  9. 치과신문 「네일아트숍 불법의료행위 치아미백에 레진까지」 (2020) — 치과가 아닌 곳에서 이루어진 치아미백·레진 시술이 무면허 의료행위로 지적된 보도.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의료행위는 처벌 대상.
Doctor's Note
"미백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에는,
미백이 될 치아인지부터 봅니다."

안전을 물으시는 분께 무조건 괜찮다고 답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헌의 방향은 분명히 안심 쪽이지만, 그 안심에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허가된 농도, 정해진 시간, 건강한 치아,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 — 제가 할 일은 강한 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 조건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백 상담에서 바르는 이야기보다 가려내는 이야기를 먼저 합니다. 미백으로 해결되지 않는 착색에 미백을 권하는 것이야말로 치아에도, 시간에도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치아 재광화를 주제로 연구해 온 사람으로서, 미백의 마지막 단계가 표면을 다독이는 재광화여야 한다는 생각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확인부터 해 드리겠습니다 — 미백이 될 치아인지, 그리고 지금 해도 되는 치아인지.

배한얼 원장
배한얼 원장
노원디자인치과 대표원장 | 서울대학교 졸업, 치의학박사(Ph.D.) | 노원 한자리에서 10년 진료 |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외래교수 | SCI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Nature Portfolio) 저자
FAQ
자주 묻는 질문
Q미백을 하면 법랑질이 깎이거나 얇아지나요?
아닙니다. 미백은 치아 표면을 갈아내거나 산으로 녹이는 과정이 아니라, 과산화수소가 법랑질의 미세한 틈으로 스며들어 색소 분자를 분해하는 화학 반응입니다. 문헌을 보면 미백 과정에서 미네랄이 일부 빠져나갈 수 있지만 입안의 침과 재광화 작용으로 회복되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치과의 관리 아래 이루어진 미백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법랑질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도 치아 표면 조직에는 해가 없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이는 허가된 약제를 용법대로 썼을 때의 이야기이며, 산성이 강한 무허가 제품이나 과도한 반복 사용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Q미백 부작용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가장 흔한 것은 시린 증상과 잇몸 자극입니다. 시린 증상은 연구에 따라 미백을 받은 분의 절반에서 3분의 2까지 보고될 만큼 흔하지만, 대부분 경미하고 며칠 안에 가라앉는 일시적 반응입니다. 잇몸 자극은 미백제가 잇몸에 닿았을 때 생기며 역시 대부분 일시적입니다. 2018년 코크란 문헌고찰도 시린 증상과 입안 자극을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꼽으면서, 대개 경미하고 일시적이었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시린 증상이 1주일이 지나도 그대로거나 특정 치아 하나에 집중된다면 충치나 균열 같은 다른 원인이 있는지 진료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약국이나 인터넷에서 파는 셀프 미백 제품은 위험한가요?
제품에 따라 다릅니다. 국내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된 치아미백제는 과산화수소 3% 이하로 관리되며, 표시된 용법과 시간을 지켜 쓰신다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치나 잇몸 질환이 있는 경우 치아미백제를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안내하므로, 시작 전에 치아 상태를 한 번 확인해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주의가 필요한 쪽은 허가 여부가 불분명한 고농도 해외 제품, 산성이 강한 제품, 그리고 치과가 아닌 곳에서 받는 미백 시술입니다.
Q농도가 높은 미백제를 쓰면 더 하얘지나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최근 연구들의 방향입니다. 전문가 미백의 저·중농도와 고농도를 비교한 2020년 메타분석에서 최종 색 변화는 차이가 없었고, 시린 증상의 위험과 강도는 고농도에서 더 높았습니다. 과산화수소 18%·25%·40%를 직접 비교한 2025년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도 6개월 뒤 미백 효과는 세 농도가 비슷했습니다. 농도는 세게 갈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치아 상태에 맞게 고르는 값이며, 개인차가 있어 진료에서 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Q미백을 자주 반복하면 치아가 상하지 않나요?
정해진 용법 안의 미백과 과도한 반복은 구분해서 보셔야 합니다. 문헌은 심각한 부작용이 드물다고 정리하면서도, 부적절한 사용이나 남용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함께 적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백제를 하루에 여러 번 갈아 끼우면 시린 증상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색이 다시 어두워졌다면 처음부터 다시 하기보다 가벼운 터치업으로 조절하는 방법도 있으니, 반복 주기는 치아 상태를 보며 진료에서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미백을 하면 안 되거나 미뤄야 하는 경우도 있나요?
있습니다. 충치나 금이 간 치아, 잇몸 염증이 있으면 미백제 자극이 커질 수 있어 치료를 먼저 하고 미백은 그 뒤로 미룹니다. 레진·크라운·라미네이트 같은 수복물은 미백제로 색이 변하지 않아 주변 치아와 색 차이가 생길 수 있고, 항생제 착색이나 푸른빛·회색빛 변색은 미백 반응이 제한적입니다. 임신 중에는 응급이 아닌 미용 목적의 시술이라 출산 후로 미루시길 권하고, 성장기 청소년은 유럽 규제가 18세 미만 사용을 제한할 만큼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그래서 미백은 바르는 일보다 확인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미백의 안전은 약이 아니라,
지키는 조건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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