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진료

씹을 때 찌릿하고 시린 이,
혹시 치아에 금이 간 걸까요?

배한얼 원장
배한얼 원장
노원디자인치과
2026.06.23 · 읽는 시간 9분
금 간 치아(치아 균열)의 증상과 진단·치료

분명히 어딘가 불편한데,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밥 먹다 특정 이로 씹으면 순간 찌릿하고, 찬물엔 시린데, 가만히 있으면 또 괜찮아요." 치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도 "별 이상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기도 합니다. 이런 애매한 증상의 흔한 정체 중 하나가 바로 치아에 생긴 '금(균열)'입니다. 오늘은 금 간 치아가 무엇인지, 왜 잘 안 보이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살릴 수 있고 어떻게 치료하는지를 하나씩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치아에 '금'이 갔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치아는 겉부터 법랑질(가장 단단한 바깥층) → 상아질 → 치수(신경) 순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 미세한 균열, 즉 '금'이 생긴 것을 통틀어 치아 균열이라고 부릅니다. 금이 법랑질 표면에만 얕게 있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안쪽 상아질을 지나 신경까지 이어지면 씹을 때마다 자극이 신경에 전해져 통증이 생깁니다.

중요한 사실 하나. 뼈는 부러져도 다시 붙지만, 치아의 금은 저절로 아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일 씹는 힘을 받으며 조금씩 더 벌어지거나 깊어지는 진행하는 성질을 가집니다. 그래서 "며칠 지나면 낫겠지" 하고 기다리는 사이, 살릴 수 있던 치아가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 줄 정리

금 간 치아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① 스스로 낫지 않고 진행한다는 것, 그리고 ② 깊이와 위치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 그래서 '얼마나 깊은 금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입니다.

금 간 치아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 5단계

'금이 갔다'고 다 같은 상태가 아닙니다. 미국근관치료학회(AAE)는 치아의 세로 방향 균열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가벼운 것부터 심한 것까지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방치된 균열치가 시간이 지나 쪼개진 치아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① 잔금
(실금)
법랑질 표면에만 있는 아주 얕은 금. 성인 치아에 매우 흔하고 통증이 없으며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미관상 문제만).
② 교두 파절
씹는 면의 한 귀퉁이(교두)가 깨진 경우. 주로 큰 충전물 주변에서 생깁니다. 신경까지 가는 일은 드물어 부분수복이나 크라운으로 마무리되는 편입니다.
③ 균열치
씹는 면에서 뿌리 쪽으로 금이 이어진 상태. 흔히 말하는 '치아 균열 증후군'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크라운으로 잡아주고, 금이 신경까지 닿았으면 신경치료를 함께합니다.
④ 치아 분할
균열치가 더 진행해 치아가 둘로 분리된 상태. 온전히 살리기는 어렵고, 부위에 따라 일부만 보존하거나 발치하게 됩니다.
⑤ 수직 치근
파절
뿌리에서 시작되는 금. 증상이 거의 없어 늦게 발견되고,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에서 비교적 흔합니다. 대개 발치가 필요합니다.

즉 같은 '금'이라도 ①·②는 비교적 가볍고, ③은 적극적인 치료로 살릴 여지가 있으며, ④·⑤는 발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느 단계인지 가려내는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의심하나요?

금 간 치아의 증상은 충치나 잇몸 통증과 달리 애매하고 변덕스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있다면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진행 신호

처음엔 '씹을 때만 잠깐'이던 통증이 가만히 있어도 지속되거나, 밤에 욱신거리기 시작한다면 신경 염증이 깊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신경치료가 필요해질 가능성이 커지므로, 미루지 말고 진료받는 것이 좋습니다.

왜 엑스레이엔 잘 안 보일까요?

"엑스레이 찍었는데 이상 없대요"라는 말을 듣고 안심했다가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금은 폭이 매우 좁고, 특히 엑스레이 빔이 지나가는 방향과 금이 나란히 놓이면 사진에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균열은 엑스레이만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 치과에서는 여러 방법을 함께 씁니다.

  1. 교합검사(바이트 검사) — 작은 막대를 치아 부위별로 하나씩 깨물게 해 봅니다. 특정 부위를 물었다 뗄 때 찌릿한 통증이 재현되면 원인 치아를 좁혀갈 수 있습니다.
  2. 투조검사 — 강한 빛을 치아에 비춰 봅니다. 금이 있으면 빛이 그 지점에서 끊겨 밝고 어두운 경계가 드러납니다.
  3. 염색 — 메틸렌 블루 같은 염색약을 발라 틈에 색이 스미게 하면 금이 더 잘 보입니다. 색이 충분히 스밀 때까지 며칠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기존 충전물 제거 — 오래된 보철물이나 충전물이 금을 가리고 있으면, 떼어내야 비로소 금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5. 확대경·현미경 관찰 — 맨눈으로는 안 보이는 미세한 금도 확대해서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금은 진단이 까다로운 영역이라, 한 번에 확정되지 않으면 경과를 보며 다시 살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구강 카메라로 입안을 직접 보여드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왜 입안 사진을 찍는지에 대한 글도 참고하세요.)

오해

"좀 시린 거니까 괜찮겠지, 버텨볼래요"

충분히 그렇게 미루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본 것처럼 금은 저절로 낫지 않고, 씹는 힘을 받으며 조금씩 진행합니다. 잡아줄 수 있던 균열치가 더 벌어져 쪼개지면, 크라운으로 살릴 수 있던 치아가 발치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버티는 것'이 가장 손해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일찍 점검받는 편이 결국 치아를 아끼는 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치료하나요?

치료는 금의 깊이와 단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무조건 씌우거나 무조건 뽑는 것이 아니라, 남은 치아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합니다.

잔금
대개 치료 불필요. 미관이 신경 쓰일 때만 상담합니다.
작은 깨짐
모서리를 다듬거나 레진으로 수복. 비교적 간단히 마무리됩니다.
교두 파절
부분수복(인레이·온레이)이나 크라운. 신경치료까지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균열치
치아가 더 벌어지지 않게 크라운으로 전체를 덮어 잡아줍니다. 금이 신경까지 닿았다면 신경치료를 함께합니다.
분할·치근파절
살리기 어려워 발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이후 임플란트·브릿지로 빈자리를 채웁니다.

여기서 솔직하게 말씀드릴 점이 있습니다. 크라운은 금 간 치아를 '잡아주어' 더 벌어지지 않게 돕는 것이지, 금 자체를 없애 '완치'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예후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실제로 한 연구(Krell & Rivera, 2007)에서는 가역성 치수염이 있던 균열치를 크라운으로 씌운 뒤에도 약 5명 중 1명은 시간이 지나 신경치료가 추가로 필요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결과를 단정하기보다 금이 더 진행하기 전에 일찍 잡아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일찍 발견한 금VS오래 방치한 금
법랑질·상아질에 머무름깊이신경·뿌리까지 진행
크라운으로 보존 시도치료발치·임플란트로 이어짐
선택지가 넓음예후선택지가 좁아짐

물론 모든 금을 일찍 잡는다고 100%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금이 잇몸선 위쪽에 머물 때가 뿌리 깊숙이 내려갔을 때보다 예측 가능하게 치료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금이 더 내려가기 전에'가 핵심 메시지입니다.

이렇게 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어요

금은 안타깝게도 완전히 예방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위험을 낮추는 생활 습관은 분명히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면 치과에 오세요

아래와 같은 신호가 반복된다면, 혼자 버티기보다 한 번 점검받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치과가 금 간 치아를 볼 때 하는 것

금 간 치아는 '어느 단계인지 정확히 가려내는 것'이 8할입니다. 막연히 씌우자거나 뽑자고 하기 전에, 어떤 금인지부터 짚습니다. 저희가 지키는 원칙은 이렇습니다.

  1. 원인 치아부터 찾습니다 — 교합검사·투조·염색·확대 관찰로 어느 치아의 어느 부위인지 좁혀갑니다.
  2. 직접 보여드립니다 — 구강 카메라로 금의 위치를 함께 확인하며 설명합니다.
  3. 살릴 수 있는지 먼저 봅니다 — 발치는 마지막 선택지입니다. 보존 가능성이 있으면 크라운·신경치료로 살리는 방향을 우선합니다.
  4. 한계도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 예후가 불확실하거나 발치가 불가피한 경우, 무리해서 살린다고 약속하기보다 가능한 결과를 가감 없이 설명합니다.
  5. 겁주지 않습니다 — 잔금처럼 지켜봐도 되는 경우는 지켜보자고 말씀드립니다. 꼭 필요한 치료만 단계적으로 제안합니다.
핵심

금 간 치아는 '얼마나 깊은 금인지'와 '얼마나 빨리 잡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가벼운 잔금은 지켜봐도 되지만, 씹을 때 찌릿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진행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가장 아까운 건, '그냥 시린 거겠지' 하고 버티다 살릴 수 있던 치아를 놓치는 것입니다. 정확한 진단은 검진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근거 자료

이 글은 다음의 공신력 있는 학회·연구·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미국근관치료학회(AAE) 환자 정보(Cracked Teeth) — 치아 균열을 다섯 유형(잔금·교두 파절·균열치·치아 분할·수직 치근 파절)으로 분류하고, 금은 뼈와 달리 낫지 않으며 방치 시 진행하므로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함을 안내. 크라운 후에도 결과가 보장되지는 않음을 명시.
  2.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환자 정보(Fractured/Cracked Tooth) — 씹을 때 통증과 온도·단맛 민감 등 증상, 이갈이·외상·노화(50세 이상)·큰 충전물 등 원인, 크라운·신경치료·발치(이후 임플란트·브릿지) 등 단계별 치료를 설명.
  3. Raj 외 「Cracked tooth syndrome: a diagnostic dilemma」 (Frontiers in Oral Health, 2025) — 무는 힘을 풀 때의 통증, 균열이 방사선 사진으로 진단되는 일이 드문 이유, 교합검사·투조·염색·확대를 함께 쓰는 진단의 어려움을 정리.
  4. Krell KV, Rivera EM 「A Six-Year Evaluation of Cracked Teeth Diagnosed with Reversible Pulpitis」 (Journal of Endodontics, 2007) — 가역성 치수염이 있던 균열치를 크라운으로 수복한 뒤에도 약 5분의 1이 추가 신경치료가 필요했음을 보고(예후의 불확실성).
Doctor's Note
"금 간 치아는 겁줄 일도,
그냥 버틸 일도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금 간 치아만큼 양극단으로 갈리는 경우도 드뭅니다. 한쪽에서는 "별것 아니겠지" 하고 한참을 버티다 치아가 쪼개진 뒤에 오시고, 다른 한쪽에서는 얕은 잔금 하나에 "이 빠지는 것 아니냐"며 크게 걱정하십니다. 둘 다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생기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어느 단계의 금인지'부터 함께 봅니다. 지켜봐도 되는 잔금이라면 안심시켜 드리고, 진행하는 균열치라면 더 내려가기 전에 잡아드립니다. 결과를 장담하지는 않되, 가능한 길과 그 한계를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 — 그게 금 간 치아 앞에서 제가 지키려는 원칙입니다.

배한얼 원장
배한얼 원장
노원디자인치과 대표원장 | 서울대학교 졸업, 치의학박사(Ph.D.), 보건복지부 인증 전문의 | 미국 Boston University 임플란트 전문과정 수료 |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외래교수 | SCI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Nature Portfolio) 저자
FAQ
자주 묻는 질문
Q이가 씹을 때만 찌릿하고 평소엔 괜찮아요. 그냥 둬도 되나요?
그대로 두기보다 한 번 점검받으시길 권합니다. 씹을 때, 특히 무는 힘을 풀 때 짧게 찌릿한 통증은 치아 균열(금 간 치아)에서 흔히 나타나는 신호입니다. 초기에는 자극이 있을 때만 잠깐 아프고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 경우가 많아 방치하기 쉽지만, 금은 뼈와 달리 저절로 붙지 않고 시간이 지나며 진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찍 발견할수록 선택할 수 있는 치료의 폭이 넓어지므로, 같은 부위에서 반복된다면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엑스레이에선 아무 이상이 없대요. 정말 금이 간 게 맞나요?
엑스레이가 정상이라고 해서 금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금은 폭이 매우 좁고, 특히 엑스레이 빔이 지나가는 방향과 금이 나란히 놓이면 사진에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과에서는 엑스레이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교합검사(바이트 스틱을 부위별로 깨물어 보기), 빛을 투과시키는 투조검사, 염색, 기존 충전물 제거, 확대경·현미경 관찰 등을 함께 사용해 원인 치아를 찾습니다. 금은 진단이 까다로운 편이라, 한 번에 확인되지 않으면 경과를 보며 다시 살펴야 할 수도 있습니다.
Q금 간 치아는 꼭 크라운을 씌워야 하나요? 신경치료도 같이 하나요?
금의 깊이와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표면 법랑질에만 있는 얕은 잔금은 대개 치료가 필요 없고, 작게 깨진 정도라면 다듬기나 레진 수복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반면 씹는 면에서 뿌리 쪽으로 금이 이어진 균열치는 치아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전체를 덮는 크라운으로 잡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치료는 금이 신경(치수)까지 닿았을 때 함께 진행하며, 모든 금 간 치아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범위는 진단 후에 결정됩니다.
Q금이 갔는데 발치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살릴 순 없나요?
금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금이 잇몸선 위쪽에 머무르면 크라운 등으로 비교적 예측 가능하게 수복하는 편이지만, 금이 뿌리 깊숙이 내려가거나 치아가 둘로 쪼개진 치아 분할·수직 치근 파절은 발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금이 뿌리로 더 진행되기 전에 일찍 진단·치료할수록 치아를 살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결과는 개인차가 있어 반드시 살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정확한 판단은 검진을 통해 가능합니다.
Q깨지거나 금 간 치아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붙나요?
아니요. 뼈는 부러져도 다시 붙지만, 치아의 금은 스스로 아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씹는 힘을 계속 받으면서 조금씩 더 벌어지거나 진행하는 경향이 있어, 처음엔 가벼운 시림이던 것이 점차 심한 통증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그래서 '며칠 지켜보면 낫겠지' 하고 기다리기보다, 증상이 반복되면 일찍 점검받아 진행을 늦추는 편이 치아에 유리합니다.
Q금 간 치아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위험을 낮추는 방법은 있습니다. 얼음·딱딱한 사탕·견과류·팝콘 알갱이처럼 단단한 것을 습관적으로 깨물지 않고, 병뚜껑을 따는 등 치아를 도구로 쓰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잠잘 때 이를 갈거나 꽉 무는 습관이 있다면 나이트가드를 맞추고, 운동 시에는 마우스가드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크고 오래된 충전물은 남은 치아를 약하게 할 수 있으니 정기 검진에서 상태를 함께 점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씹을 때 찌릿한 그 이,
금이 더 내려가기 전에 살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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