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진료

임신 중에 치과 치료 받아도 되나요?
임산부 구강 관리와 안전한 치료 시기

배한얼 원장
배한얼 원장
노원디자인치과
2026.07.10 · 읽는 시간 10분
임신 중 치과 진료와 임산부 구강 관리

"임신했는데 이가 아파요. 그런데 임신 중엔 치과 치료를 받으면 안 된다던데…"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입니다. 참고 참다가 통증이 심해져서야 오시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임신하면 치과는 무조건 미뤄야 한다'는 건 사실 오해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임신 중 치과 진료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 언제 받는 게 좋고, 무엇은 미뤄도 되는지, 잇몸 변화와 엑스레이·마취·약, 입덧과 치아 관리까지 근거와 함께 차분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고, 실제 치료 여부와 시기는 담당 산부인과·치과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임신 중엔 치과 치료 금지'라는 오해부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와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임신 중에도 필요한 치과 진료를 미루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검진, 스케일링, 충치 치료 같은 예방·진단·복원 진료는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지요. 오히려 충치나 잇몸 염증, 감염을 참고 방치하면 나중에 더 크고 복잡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무조건 미루기'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은 안전하게, 급하지 않은 미용은 나중에'라는 구분입니다. 이 틀만 기억하셔도 임신 중 치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상당히 줄어듭니다.

먼저 알아둘 점

이 글은 임산부께 도움이 되도록 정리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입니다. 임신은 개인마다 주수·건강 상태·합병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치료를 언제 받을지는 담당 산부인과와 치과가 함께 판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아래 내용은 그 상담을 준비하시는 데 참고가 되도록 쓴 것입니다.

언제 받는 게 좋을까요 — 시기 이야기

'임신 중 치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생각하면 쉽습니다. 급한 것, 급하지 않은 것, 미용적인 것입니다.

응급
(시기 무관)
심한 통증, 잇몸 부기·고름, 감염·농양처럼 즉시 처치가 필요한 상황은 임신 시기와 상관없이 바로 치료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필요하면 발치·신경치료·충치 치료도 시행할 수 있고, 미룰수록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선택적
진료
급하지 않은 일반 치료는 산모가 비교적 편안한 임신 중기(약 14~20주)에 흔히 권합니다. 다른 시기가 '위험해서'가 아니라, 1기에는 입덧이, 후기에는 오래 누워 있는 자세가 불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용
시술
치아미백·심미 목적의 라미네이트처럼 꼭 필요하지 않은 미용 시술은 출산 후로 미루기를 권합니다. 임신 중 꼭 해야 하는 치료가 아니고, 일부 재료의 임신 중 안전성 근거가 충분치 않아 신중을 기하는 것입니다.

임신 후기에는 오래 누워 있으면 커진 자궁이 큰 혈관을 눌러 어지러울 수 있어(앙와위 저혈압), 진료 의자를 왼쪽으로 살짝 기울이고 진료를 짧게 나눠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배려가 가능하니, 후기라고 무조건 못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정확한 시기는 임신 경과에 따라 다르므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정합니다.

임신하면 잇몸이 왜 이렇게 잘 붓고 피가 날까요

임신 중 가장 흔한 구강 변화는 잇몸에서 옵니다. 임신성 치은염이라고 부르는데, 임산부의 약 절반에서 4분의 3이 겪을 만큼 흔합니다. 양치할 때 피가 나고, 잇몸이 붓고 빨개지고 예민해지지요.

원인은 호르몬입니다. 임신 중 늘어나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이 잇몸을 더 예민하게 만들어 같은 양의 치태(세균막)에도 잇몸이 훨씬 크게 반응하도록 만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 실제 방아쇠는 여전히 치태라는 것입니다. 호르몬은 반응을 '증폭'시킬 뿐이라, 치태 관리를 잘하면 발생과 정도를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호르몬 영향이 함께 작용하므로 위생만으로 완전히 막거나 없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대개 출산 후 호전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임신성 종양'이라는 이름에 놀라지 마세요

임신 중 잇몸에 빨갛고 말랑한 혹이 생겨 '임신성 종양(임신성 육아종)'이라는 이름을 듣고 크게 놀라시는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암이 아닌 양성 병변이고, 대부분 출산 후 저절로 줄어들어 우선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극이 되는 치태·치석을 관리하는 것이 먼저이고, 출혈이 잦거나 식사에 지장이 있을 때는 담당의와 상의해 제거를 고려하되(재발할 수 있어) 보통 출산 이후로 시기를 조정합니다.

그래서 임신 중 잇몸 관리의 기본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하루 두 번 부드러운 칫솔질, 하루 한 번 치실, 그리고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입니다. 잇몸에서 피가 난다고 양치를 피하면 오히려 치태가 쌓여 악화되기 쉬우니, 세기를 줄이더라도 부드럽고 꼼꼼하게 닦는 편이 낫습니다.

잇몸병을 치료하면 조산을 막을 수 있나요?

이 부분은 오해가 많아 특히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인터넷에는 "임신 중 잇몸병이 조산을 유발한다", "잇몸 치료를 하면 조산을 막는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니는데, 지금까지의 근거로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중증 치주염이 있는 산모에게서 조산·저체중출생 비율이 다소 높게 관찰된다는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됩니다. 하지만 임신 중 잇몸 치료가 실제로 조산이나 저체중출생을 줄여 준다는 것은, 무작위 임상시험을 종합한 코크란 문헌고찰(2017)에서 일관되게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연관'과 '인과'는 다릅니다

연관성은 '두 가지가 함께 관찰된다'는 뜻이고, 인과관계는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일으킨다'는 뜻입니다. 둘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흡연·영양 상태·스트레스처럼 잇몸 건강과 임신 결과 양쪽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공통 요인이 있으면, 잇몸병과 조산이 함께 관찰되더라도 잇몸병이 조산의 '원인'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안내합니다. 임신 중 잇몸 관리는 '조산을 막는 시술'이 아니라, 산모 본인의 구강 건강과 편안함을 위한 것입니다. 물론 잇몸이 건강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으니 관리는 권해 드리지만, '치료하면 조산을 예방한다'는 과장된 기대로 접근하지는 않습니다.

엑스레이와 마취, 정말 괜찮을까요

임산부가 가장 걱정하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씩 보겠습니다.

치과 엑스레이

치과 엑스레이는 선량이 매우 낮고, 촬영할 때 빔이 얼굴·구강을 향해 배(자궁)와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태아가 받는 양은 태아에 영향이 우려되는 기준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ACOG 역시 필요한 진단 촬영을 임신을 이유로 무조건 보류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다만 '완전히 무해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임상적으로 꼭 필요할 때 안전조치와 함께 최소한으로 촬영하는 것이 원칙이고, 급하지 않은 정기 촬영은 출산 후로 미룰 수 있습니다. 촬영 여부는 임신 사실과 주수를 알린 뒤 진료 기관의 방침에 따라 결정합니다.

국소마취

치료할 때 쓰는 리도카인 계열의 국소마취는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ADA·ACOG가 평가합니다. 오히려 마취 없이 통증을 참는 것이 산모에게 더 좋지 않을 수 있어요. 아프면 적절히 마취하고 편안하게 치료받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마취의 종류와 양은 임신 상태(예: 혈압 등)를 고려해 담당 치과의가 판단하므로, 임신 사실을 꼭 미리 알려 주세요.

약은 어떻게 하나요 — 자가 판단은 절대 금물

치아가 아프거나 잇몸이 부었을 때 상비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되실 텐데, 임신 중 약은 스스로 판단해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아래는 '이렇게 결정된다'는 일반적인 방향일 뿐, 실제 복용 여부·종류·용량은 반드시 치과의와 산부인과의가 함께 정합니다.

진통제
임신 중 통증에는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이 우선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NSAIDs)는 임신 20주 이후, 특히 후기에는 피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복용 여부는 반드시 상의 후 결정하세요.
항생제
페니실린·아목시실린·세팔로스포린 등은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하게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 종류입니다. 다만 테트라사이클린 계열(독시사이클린 등)은 태아의 치아 변색·골 성장 억제 때문에 임신 중 쓰지 않는 약입니다. 필요 여부·종류는 협진으로 정합니다.
진정
(수면)
아산화질소 흡입진정 같은 선택적 진정은 임신 중 대개 피하는 편입니다. 불안이 크시면 진정보다 무통 마취 등 다른 방법을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어떤 약도 임의로 사 드시지 마시고, 통증·감염이 있으면 참기보다 일찍 진료받아 필요한 처치와 약을 전문가 판단 아래 쓰는 것이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안전합니다. (구체적인 용량은 개인 상태에 따라 달라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입덧으로 자주 토한다면 — 치아 지키는 법

잇몸과는 또 다른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입덧입니다. 자주 토하면 위산이 치아에 닿는데, 위산은 매우 강한 산이라 법랑질(치아 바깥층)을 일시적으로 물러지게 만듭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치아가 부식·마모되거나 시릴 수 있어요.

여기서 많은 분이 반대로 하시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구토 직후에 바로 세게 양치하는 것입니다. 물러진 법랑질을 칫솔로 문지르면 오히려 더 닳을 수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해 보세요.

칫솔질이 구역감을 유발할 때는 칫솔 머리가 작은 것을 쓰거나, 잠시 숨을 고르며 천천히 닦는 것도 방법입니다.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오래가면 치과·산부인과와 상담하세요.

"아기가 엄마 치아의 칼슘을 빼앗아 간다"는 속설

어르신들께 "애 하나 낳으면 이 하나 잃는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건 사실이 아닌 속설입니다.

치아 속의 칼슘은 아기에게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태아에게 필요한 칼슘은 산모의 식사에서 오고, 부족할 때는 산모의 에서 보충되지, 이미 단단하게 굳은 치아에서 빠져나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임신 중 치아가 나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구토로 인한 산 부식, 잦은 간식, 입덧·구역감으로 인한 양치 소홀 같은 생활 요인입니다.

힘이 되는 이야기

원인이 '칼슘 도둑'이 아니라 생활 습관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구토 후 관리, 부드러운 양치와 치실, 정기 검진만 챙겨도 임신 중 치아를 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 참고로 칼슘·영양이나 보충제 이야기는 치과 영역을 넘어서니, 구체적인 부분은 산부인과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계획 단계부터 챙기면 더 좋습니다 — 그리고 저희가 지키는 것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방법은 임신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미리 치과 검진을 받아 스케일링·충치 치료·필요한 촬영을 마쳐 두는 것입니다. 물론 임신 전에 다 끝내지 못했더라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진료는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으니까요. 저희가 임산부를 진료할 때 지키려는 원칙은 이렇습니다.

  1. 임신 여부를 꼭 알려주세요 — 임신 사실과 주수, 출산예정일, 합병증, 복용 중인 약을 미리 말씀해 주시면 자세·마취·처치를 그에 맞춰 배려해 진행합니다.
  2. 꼭 필요한 것만 신중히 — 임신 주수와 상태에 맞춰, 지금 꼭 필요한 진료와 나중에 해도 되는 진료를 나눠 설명드립니다. 급하지 않은 것을 무리해서 권하지 않습니다.
  3. 편안하게, 통증을 줄여서 — 잇몸이 예민한 시기인 만큼, 무통 마취 등 통증을 줄이는 방법으로 최대한 편안하게 받으시도록 돕습니다.
  4. 미용 시술은 정직하게 미루자고 말씀드립니다 — 미백·심미 라미네이트처럼 급하지 않은 미용은 출산 후를 권합니다. 임신 중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으니까요.
  5. 필요하면 산부인과와 협진합니다 — 약·마취·촬영 등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담당 산부인과와 함께 결정합니다.
  6. 겁주지 않습니다 — "안 하면 큰일 난다"는 식으로 불안을 키우지 않습니다. 통증·부기·출혈이 걱정되면 참지 마시고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참고

만 19세 이상은 연 1회 스케일링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임신부의 외래 진료비 본인부담을 덜어 주는 제도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적용 대상·금액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 등 공식 기관의 최신 기준으로 확인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핵심 요약

임신은 필요한 치과 치료를 미룰 이유가 아닙니다. 응급은 시기와 무관하게 치료하고, 급하지 않은 선택적 치료는 임신 중기에, 미용은 출산 후에 — 이 구분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잇몸은 호르몬으로 예민해지지만 관리로 상당히 다스릴 수 있고, 엑스레이·국소마취는 필요할 때 안전조치와 함께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결정의 마지막 열쇠는 담당 산부인과·치과의 협진입니다. 이 글은 그 상담을 준비하시는 지도일 뿐, 개인의 진단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궁금하거나 아프시면 참지 마시고 문의부터 주세요.

근거 자료

이 글은 다음의 공신력 있는 학회·연구·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미국산부인과학회(ACOG) 「Committee Opinion No. 569: Oral Health Care During Pregnancy and Through the Lifespan」 (Obstetrics & Gynecology, 2013·이후 재확인) — 예방·진단·치료(임상적으로 필요한 치과 방사선, 리도카인 계열 국소마취 포함)가 임신 중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고 미루지 말 것을 권고. 즉시 필요한 처치는 시기 무관 시행 가능하며, 치과 치료가 조산 등 임신 결과를 '개선'한다는 근거는 없다고 명시.
  2. 미국치과의사협회(ADA) 「Oral Health Topics: Pregnancy」 — 예방·진단·복원 치료는 임신 전 기간 안전하다고 안내. 안전하게 쓰이는 항생제(페니실린·아목시실린·세팔로스포린·클린다마이신 등)와 임신 중 피하는 약제, 응급 처치는 시기와 무관함을 정리.
  3. Iheozor-Ejiofor Z 외 「Treating periodontal disease for preventing adverse birth outcomes in pregnant women」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17, CD005297) — 무작위대조시험 종합 결과, 임신 중 치주치료가 조산을 줄인다는 근거가 불충분(근거수준 낮음)함을 보고. '치료=조산 예방'으로 단정할 수 없는 핵심 근거.
  4. 미국산부인과학회(ACOG) 「Committee Opinion No. 723: Guidelines for Diagnostic Imaging During Pregnancy and Lactation」 (2017) — 진단 목적 방사선 노출은 대개 태아 위해와 관련된 선량보다 훨씬 낮으며, 필요한 검사를 임신을 이유로 보류하지 말 것을 권고.
  5. HRSA·ACOG·ADA 전문가 워크그룹 「Oral Health Care During Pregnancy: A National Consensus Statement」 (2012) — 방사선·진통제·국소마취를 포함한 구강 진료가 임신 기간에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고, 응급·급성 치료는 어느 시기에도 가능함을 정리. 임신 후기 좌측으로 기울인 자세·짧은 진료 등 배려 권고.
  6.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Pregnancy: teeth and gums」 — 구토 후에는 물로 헹구고 바로 양치하지 말 것(법랑질이 산에 약해짐), 잇몸 출혈의 해법은 양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꼼꼼한 구강위생임을 안내.
Doctor's Note
"임신은 치료를 미룰 이유가 아니라,
더 세심하게 돌볼 이유입니다."

임신 중 치과 이야기에는 유독 극단이 많습니다. 한쪽에서는 "임신하면 치과는 절대 안 된다"며 통증을 참다가 감염이 커진 뒤 오시고, 다른 한쪽에서는 "잇몸 치료를 하면 조산을 막아 준다"는 과장된 기대를 들고 오십니다. 둘 다 정확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가 임산부께 드리고 싶은 말은 간단합니다. 필요한 것은 안전하게, 급하지 않은 것은 편안한 시기에, 미용은 출산 후에. 그리고 무엇을 하든 산부인과 선생님과 손발을 맞춰 결정하겠습니다. 참는 것이 미덕은 아닙니다. 걱정되시면 언제든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겁주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최대한 편안하게 봐 드리겠습니다.

배한얼 원장
배한얼 원장
노원디자인치과 대표원장 | 서울대학교 졸업, 치의학박사(Ph.D.), 보건복지부 인증 전문의 | 미국 Boston University 임플란트 전문과정 수료 |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외래교수 | SCI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Nature Portfolio) 저자
FAQ
자주 묻는 질문
Q임신 중에 치과 치료를 받아도 정말 괜찮나요?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와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검진·스케일링·충치 치료 같은 필요한 치과 진료를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으며 미루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특히 통증·감염 같은 응급은 시기와 상관없이 바로 치료하는 것이 좋고, 급하지 않은 선택적 치료는 산모가 비교적 편안한 임신 중기(약 14~20주)에 흔히 권장됩니다. 다만 실제 치료 시기와 방법은 임신 주수·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담당 산부인과·치과와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Q잇몸병을 치료하면 조산을 예방할 수 있나요?
중증 치주염이 있는 산모에게서 조산·저체중출생 비율이 더 높다는 연관성은 관찰됩니다. 다만 임신 중 잇몸 치료가 조산을 예방한다는 것은 아직 임상연구(코크란 문헌고찰 등)에서 확실히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즉 잇몸 치료는 조산을 막기 위한 시술이 아니라, 산모 본인의 구강·전신 건강과 편안함을 위해 권장되는 것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Q임신 중 치과 엑스레이와 마취, 태아에게 해롭지 않나요?
치과 엑스레이는 선량이 매우 낮고 촬영 부위가 배에서 멀어, 태아가 받는 양은 위해가 우려되는 기준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필요한 경우 안전조치와 함께 촬영할 수 있고, 급하지 않은 정기 촬영은 출산 후로 미룰 수 있습니다. 리도카인 계열 국소마취도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하게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통증을 참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촬영·마취 여부는 임신 사실과 주수를 알린 뒤 담당 의료진이 결정합니다.
Q치아가 아픈데 진통제나 항생제를 먹어도 되나요?
임의로 약을 고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임신 중 통증에는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이 우선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NSAIDs)는 임신 20주 이후 특히 후기에는 피해야 합니다. 항생제도 페니실린·아목시실린처럼 비교적 안전하게 쓰이는 종류가 있는 반면,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처럼 임신 중 쓰지 않는 약도 있습니다. 복용 여부·종류·용량은 반드시 치과와 산부인과가 함께 판단하니, 자가 판단하지 마시고 상담해 주세요.
Q입덧으로 자주 토하는데 치아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잦은 구토로 위산이 치아에 닿으면 법랑질이 일시적으로 물러져 부식되거나 시릴 수 있습니다. 구토 직후에는 바로 세게 양치하지 마세요. 먼저 물이나, 물 한 컵에 베이킹소다 한 티스푼을 녹인 용액으로 입안을 헹궈 뱉은 뒤(삼키지 않습니다) 약 30분~1시간 기다렸다가 부드럽게 닦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자주 마시고 당분 섭취 빈도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되면 치과·산부인과와 상담하세요.
Q아기가 엄마 치아의 칼슘을 빼앗아 간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사실이 아닌 속설입니다. 치아 속 칼슘은 아기에게 이동하지 않으며, 태아의 칼슘은 산모의 식사에서, 부족하면 산모의 뼈에서 공급됩니다. 임신 중 치아 문제는 '칼슘 도둑' 때문이 아니라 구토로 인한 산 부식, 잦은 간식, 입덧으로 인한 양치 소홀 같은 생활 요인이 원인입니다. 원인이 생활 습관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로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영양·보충제는 산부인과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참지 마세요.
임신 중에도, 필요한 진료는 안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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